읽게 된 계기
오랜 기간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읽히는 책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고전을 선호하는 성향도 있으며, 다음 개발 서적 스터디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빠르게 읽을 짧은 책이 필요했기에 싯다르타를 읽게 되었다.
읽은 후 느낀 점
우선 책의 커버가 마음에 들었다. 있어빌리티라고 할까? 두껍고 부드러운 재질의, 엔틱함이 느껴지는 폰트로 적힌 책의 제목과 저자명으로 이루어진 양장본은 주로 지하철에서 책을 읽는 나에게 사람들의 시선을 한 번이라도 더 끌게 만들었다. 좋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쁘다.
저자인 헤르만 헤세와 책의 싯다르타는 많이 닮아 있다고 한다. 내가 헤르만 헤세와 비슷한 삶을 보내진 않았지만 나에게도 싯다르타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좋은 부분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덕분에 책을 더 몰입해 읽을 수 있었다 생각한다.
싯다르타가 구원을 얻은 '단일성'에 공감도 되지만 구원을 통해 알게 된 만물에 대한 사랑이 내가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영향이자,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던 기회이지 않을까 싶다.
밑줄 친 문장들
- 나는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위해서 오랜 시간을 허비해 왔고, 아직도 그것을 끝내지 못하고 있네. 우리가 '배움'이라고 부른느 그런 일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네. 오, 나의 친구! 오직 깨달음이 존재할 뿐이지. 그것은 어디에나 있네. 그것은 내 안에 있고, 자네 안에 있고, 모든 존재 안에 있네. 나는 깨달음 앞에서는 알고자 하는 것, 즉 배움보다 더 사악한 적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 (p.34)
- 만약 어떤 사람이 글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찾고자 한다면, 그는 그 기호와 철자를 무시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착각, 우연 그리고 무가치한 껍질이라고 부르지 않으며, 오히려 그 사람은 그것을 읽고 철자 하나하나를 음미하고 사랑한다. (p.61)
- 그의 목적이 그를 끌어당깁니다. 왜냐하면 그는 자기의 목적에 위배되는 어떤 것도 자기 마음속에 들여놓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략) 마귀는 없습니다. 만약 사고할 줄 알고, 기다릴 줄 알고, 단식할 줄 안다면, 누구나 마술을 부릴 수 있고, 누구나 자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p.89)
- 맹목적이고도 거친 본능, 그 모든 충동, 그 모든 유치한 짓들, 단순하고 어리석지만 무섭도록 강렬하고 강한 생명력을 지닌 욕구와 충동이 싯다르타에게는 이제 더 이상 하찮은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알았고, 그런 것들 때문에 사람들이 무수히 많은 것을 성취하고, 여행을 하고, 전쟁을 일으키고, 무한한 것에 시달리고, 무한한 것을 견뎌낸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그런 것 때문에 그들을 사랑할 수 있었다. (p.177)
- 사랑이야말로 나에게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로 여겨진다네. 이 세상을 들여다보는 일, 이 세상을 설명하는 일, 이 세상을 경멸하는 일은 위대한 사상가가 할 일일 것이네. 하지만 이 세상을 사랑하는 것, 이 세상을 경멸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를 미워하지 않는 것, 이 세상과 나와 모든 존재를 사랑과 경탄 그리고 외경심을 가지고 관찰할 수 있는 것만이 나에게는 비할 나위 없이 중요한 것이네. (p.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