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회고에 적었던 목표를 돌아봅시다.
* 매일 감사하고 사랑하기
* 2024년 상반기 목표였던 과정을 즐기기
* ~~두껍다고 도망쳤던 책인 '사회심리학' 읽기~~
* 올해도 상반기, 하반기 회고 나눠서 하기
* ~~풀코스 4시간 30분 이내로 주파하기~~
* 일을 안할 때에는 제대로 안하기
*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환경에 기여하고 몰입하며 일하기
정성적인 것들은 논외로 해도 이미 두 개가 실패했네요.
요즈음
작년 4월에 입사한 회사에 어느정도 적응은 한듯 합니다. 작지 않은 회사이다보니 모르는 영역이 몇 곱절은 더 많지만 피부에 닿아야하는 부분들에는 익숙해졌다는 느낌을 받곤 합니다.
낙관적인 성격 때문일까요.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보내왔습니다. 적당히 어려운 업무들, 적당히 도전적이며 시간을 들인다면 달성할 수 있을 것만 같은 당장의 커리어 목표, 불필요한 곳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도 되는 착한 팀원들 등 어쩌면 저는 운이 좋은 사람인가봅니다.
1월 중순부터는 새로운 환경에 놓이긴 하지만, 크게 바뀌진 않을듯 합니다.
달리기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에서 동작구 노들역으로 이사 했습니다. 서울대입구도 만족스러운 동네였지만, 뛰기에는 참 불편한 동네였어요. 계약 기간도 끝난겸, 고정비도 줄일겸 이사를 결심하고 행했습니다.
이사 한지는 약 한 달이 됐는데요. 지금까지는 나름 만족스럽습니다. 일단 뛰기에 참 좋은 동네라는 것을 뛸 때마다 체감하고 있어요. 900m 정도 뛰면 한강변에서 뛸 수 있는데, 시간대에 따라 한강이 보여주는 모습이 다채로움을 체감하곤 합니다. 계절감에 따라서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함과 동시에 이전처럼 더 오래, 더 멀리 뛸 수 있는 나를 기대하곤 합니다.
2024년에는 총 1800km 가량을 뛰었는데요. 2025년에는 350km 밖에 뛰질 못했습니다. 뛰기에 적절하지 않은 동네였다는 변명이 먼저 떠오르지만, 그것이 유일한 이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전 회고에서도 했던 말인 것 같긴 한데요. 삶이란 유리병에 달리기보다 큰 돌멩이들이 여럿 들어왔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몰입하며 일하고 싶은 두 회사에 다녔으며, 시간을 더 쏟고 싶은 애인도 생겼고요. 외에도 작지만 집안일이라던지, 늘 해오던 웨이트라던지 떠오르는 변명들은 참 많습니다.
그럼에도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꾸준히 뛰었다는 것인데요. 더 짧게, 덜 자주 뛰긴 했지만 10분만이라도 뛰자라는 생각으로 운동화를 신어 왔습니다.
어느덧 달리기는 저에게 명상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나 싶어요. 다른 생각들을 비우고 싶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2025년의 약 4배, 한 달에 못해도 100km인, 2026년 목표는 1200km를 뛰는 것 입니다.
풀코스 마라톤을 위한 마일리지라면 다소 짧은 감이 있지만, 당장의 마라톤 계획은 없으니 뛰는 과정을 즐기는데에 집중하고 싶어 이렇게 생각해 봤어요.
사회심리학과 독서
실패한 목표 중 하나인 사회심리학은 대충 절반 정도 읽고 있습니다.
양장본인데다 넓은 830쪽 정도의 책인지라 손목에 부담이 될 정도로 들고 읽기에 무거워 출퇴근 시간에 잘 안읽게 됐다는 변명을 또 늘어 놓습니다. 연말에는 위급함을 느껴 출퇴근 시간 이외에도 자기 전 20~30분 정도 타이머를 맞춰 읽고 있는데, 이 책이 아니더라도 유지하고 싶은 습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피곤한 날에는 넘기는 날도 많은게 현실이지만요.
책은 정말 유익하다 생각되고, 재밌게 읽히긴 합니다.
방금 세보니 2025년에는 7권을 읽었네요. 달리기와 마찬가지로 20권을 읽은 2024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수치입니다.
그래서 자책하고 반성하냐고 물으신다면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또 달리기와 같은 내용인데, 이제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전에는 책을 좋아하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컷던 반면, 지금의 저는 시간이 나면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은 사람이라고 체감합니다.
조용한 카페에 앉아 혹은 집에서 씻지도 않고 침대에 박혀서 대서사라 불리는 시리즈를,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배우고 싶었던 내용을 다루는 책을 쌓아두고 읽고 싶은 생각을 하곤 합니다.
물론 시간이 난다면 더 즉각적이고 큰 도파민을 주는 수단들에 우선순위가 밀리곤 하지만 책이 줄 수 있는, 니코틴 껌과 같은 지긋한 재미를 즐기고 싶습니다.
이전의 목표인 사회심리학을 포함해서, 올해에는 못해도 한 달에 한 권은 읽는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책의 권 수가 중요하지 않음을 알고 있지만, 최소한으로 잡은 목표랄까요.
그리고 12권의 책들을 3개의 범주로 묶어, 개발자로 살아남기에 자양분이 되는 전공 책들 4권, 문학 4권, 그 외 4권 정도로 나눠 목표를 세워보고자 합니다.
금연
위에서 니코틴 껌을 언급한만큼, 2026년 1월 1일부로 금연을 시작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애연가로 살아온지 12년 정도 됐더라고요. 연초를 태우지 않은지 꽤 되었지만, 이제 더 이상 노예처럼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결심했습니다.
금연하며 스스로를 더 알게 된 것 같다는 말도 하고 싶은데요. 말하고 싶은 주제는 2개 입니다. 과학과 ai가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자아상과 관련된 것인데요.
금연을 결심하고 제일 먼저 한 일은, ai에게 과학적 근거 기반으로 가장 성공 확률이 높은 금연 방법을 알려달라고 한 것입니다.
저는 다른 사람들보다 맹목적으로 과학과 연구 결과를 쫓진 않나 싶습니다. 사실과 배경을 알고 싶은 마음과 함께 ai와 더불어 사는 삶에서는 지식을 얻는데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 큰 몫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검색을 해서 나온 결과를 필터링해 정리하는 것을 단순한 채팅 ui로 풀 수 있는 것이 저 같은 사람이 살기에 참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지 않았나, 혹은 반대로 만들어지기에 좋은 환경이지 않나 싶었습니다.
사회심리학에서는 이런 연구 결과를 알려줍니다.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자아상이 있고 자아상처럼 되고자 생각을 바꾸고, 의견을 받아드리는 자세가 달라지고, ...'
원하는 자아상을 보일 수 있는 환경을 더욱 선호한다는 등 다른 연구 결과도 있는데, 맥락상 중략합니다.
금연을 결심하고 행하면서 (대단한 일도 아니지만), 저는 스스로를 독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담배 끊는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마라'라는 말이 있듯, 저는 그 칭호를 얻고 싶지는 않았나 싶습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풀코스 마라톤을 뛴 것도, 한 겨울의 날씨에 국토대장정을 한 것도, 제가 바라는 자아상이 '독한 사람' 내지 '목표한 것을 어떻게든 이루는 사람' 이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위에 적은 두 경험이 이제 막연히 짧다고 말할 순 없어진 제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될 경험들이였다고 생각하기에, 이번에도 또 한 번 독한 사람인 척 연기해보려 합니다.
감사
애인과 매일 자기 전 감사일기를 적은지 400일 조금 더 됐습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알게 돼서 유지하고 싶은 습관 중 하나였는데, 이제는 없어서는 안되는 일상이 되었음을 매일 체감합니다.
목표를 적었기 때문일까요. 일상에 감사하고, 사랑하며, 과정을 즐기기 위한 길 도중인 것만 같은 느낌입니다. 의식적으로 행하진 않지만 돌아보면 만족스러운 기억만 남아 있네요.
2026년에는 그 길을 마저 걸으며, 더 만족스러운 삶을 보낼 수 있는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Breaking Change를 만드는 해로 만들고 싶습니다. 금연과 다이어트가 BC랄까나요. 따지고보면 다른 목표들은 패치이긴 하겠네요.
아무튼 1년 뒤의 제가 ~~목표~~ 를 하지 않아도 되길 응원하며, 목표를 나열하고 글을 마칩니다.
목표
- 금연
- 다이어트 (수치는 TBD...)
- 1200km 달리기
- 책 12권 읽기
- 전공 서적, 문학 그리고 그 외 4권 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