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게 된 계기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였나, 아무튼 어릴 때 유명했던 닥터 프로스트라는 웹툰이 있다.
그 웹툰의 작가인 '이종범' 님이 운영하시는 이종범의 스토리캠프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거기서 한 영상을 보고 '드래곤 라자'를 처음 알게 되었다.
영상에서 시놉시스를 듣고 내용에 매료되어 구매까지 이어졌다. 정통 판타지 규격을 따르면서, 단순하지만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부분이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달까.
읽은 후 느낀 점
나는 평소 한 달에 400쪽 정도 읽었는데, 최근 한 달 반은 약 400쪽 짜리 8권을 읽게 되었다.
자기 전에도 읽고, 출근할 때 버스에서도 읽고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렇게 책을 재밌게 읽은건 군대 이후로 처음이지 않나 싶다.
이 책은 1998년에 출판되었고, 이영도 선생님의 처녀작인만큼 어떤 부분들은 유치하다고 느껴졌지만 수많은 '이영도 키드'를 양성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해하기 쉽게 재밌으면서 고차원적이라 알아듣기 어려운 메타포보다는 직접적으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철학적인 내용을 쉽게 담아내 이 작품이 매력적이지 않을까 싶다.
근데 그것보다도 큰 것은 각 캐릭터가 갖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주인공 각 캐릭터들이 상호보완적이면서 보여주는 케미는 정석적이라고도 생각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도 며칠은 캐릭터들을 더 못본다는 마음에 허전함을 느끼곤 했다. (이후 후속편이 있는 것은 알지만, 주인공으로 나오지도 않고 실험적이라는 의견이 많아 + 눈마새, 피마새라는 작품이 남아 있어 당장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밑줄 친 문장들
- 불평할 때는 같은 인간이고, 당신을 그런 사람들에게 비교해서 꾸짖을 때는 다른 인간인가요? 누구나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비판하면 기분 나쁜 법이죠. 동일성을 가져요. 그렇게 같은 인간이라면, 이 넓은 대지 어느 한편에 나라를 세워요. (2권 p.320)
- 타는 것이 두려우면 영원히 빛을 만들지 못한다는 초장이 농담도 몰라? (7권 p.82)
- 우리는 자신 밖에 있는 자신을 무서워하죠. 왜냐하면 그것은 완전해 보이니까. 우리는 우리 스스로가 불완전하다는 것을 아니까. 그래서 완전한 것처럼 보이는 '자신'을 만나게 되면 곧 스스로가 가짜가 아닌가 싶은 생각에 빠져들어요. (8권 p.237)
- 자넨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그 간단한 행동을 못한 것에 불과하네. (중략) 만물을 자기처럼 변화시키면 세상이 이해하기 쉬운 것이 될 거라고 믿는 모양이더군.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8권 p.388)
- 귓가에 햇살을 받으며 석양까지 행복한 여행을, 웃으며 떠나갔던 것처럼 미소를 띠고 돌아와 마침내 행복하기를 (8권 p.510)